| 공전원 경영전략세미나 「에너지기술과 산업의 혁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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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기술과 산업의 혁신」 — 손정락 교수·오대균 소장·허은녕 교수를 만나다 에너지 산업은 지금 커다란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탄소중립이라는 오랜 과제에 더해 인공지능과 데이터센터로 인한 전력 수요 급증까지 겹치면서, 에너지기술은 더 이상 한 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산업의 전략을 좌우하는 변수가 되고 있습니다. 로켓 연구자에서 가스터빈 개발자로, 다시 에너지기술 정책과 강단으로 이어진 손정락 KAIST 교수, 공공기관과 민간 탄소시장 스타트업을 오가며 기후기술의 최전선을 지켜온 오대균 국가녹색기술연구소 소장, 그리고 이 두 분을 공학전문대학원 경영전략세미나 첫 번째 발표자와 토론자로 초청한 허은녕 교수를 차례로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왼쪽부터) 손정락 교수, 오대균 소장, 허은녕 교수
Part 1. 로켓에서 가스터빈, 다시 강단으로 — 손정락 교수 Q. 열전달 전공부터 시작해 우주 추진기관 연소 연구를 거쳐 가스터빈 개발까지 하시다가, 지금은 에너지기술 강의를 하고 계십니다. 강단에 서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원래 전공은 로켓 엔진 연구였습니다. 한국에 들어와서 가스터빈을 만드는 회사에 들어가 제품 개발을 맡았습니다. 그게 30년이나 걸리는 일이 될 줄은 그때는 몰랐어요. 이후 정부에서 기술정책을 맡으며, 회사에서 제품을 개발할 때와는 전혀 다른 세상을 보게 됐습니다. 기술만 볼 게 아니라 세상을 함께 봐야 한다는 걸 그때 느꼈어요. 그 경험이 의미 있다고 느껴 강단에 서기로 했고, 지금은 에너지환경기술론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세상을 조금 알고 가르치니 학생들에게도, 저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Q. 요즘 에너지기술 산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무엇인가요? A. 혼돈의 시대입니다. 가스터빈을 개발할 때는 깨끗한 연료를 쓰는 기계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면, 정부에서 일할 때는 탄소중립 때문에 무탄소 연료 기술을 개발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탄소중립뿐 아니라 에너지 안보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이 둘을 어떻게 조화롭게 가져갈지가 앞으로의 숙제입니다. Q. AI, ICT, 화학, 전력처럼 전공이 다양한 공전원 학생들이 에너지기술을 어떤 관점에서 접근하면 좋을까요? A. 제 강의에도 들어가 있는 내용인데, 에너지를 다루는 데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지식이 열역학입니다. 열역학은 세상을 단순하게 정리하는 학문이면서 모든 분야에 적용됩니다. 다양한 전공을 가진 분들이 이 심플한 틀로 접근하면, 세상을 보는 눈도 그만큼 다양해질 겁니다. 에너지가 바로 그 다양한 시각을 열어주는 하나의 틀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Part 2. 공공과 민간을 넘나든 30년 기후기술 여정 — 오대균 소장 Q. 공공기관(에너지공단)에서 민간 스타트업(윈클)으로, 다시 공공기관(국가녹색기술연구소)으로 옮기셨는데요. 그렇게 오가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이름은 달라졌지만 저는 같은 일을 쭉 해왔다고 할 수 있어요. 1995년 에너지관리공단에서 국내 최초의 탄소포집 과제를 맡은 것을 시작으로, 1999년 신설된 기후변화협약 대책반에 합류하며 기후변화 업무에 전념하게 됐습니다. 이후 UN 탄소시장감독기구 아시아 대표위원을 6년간 지냈고, 퇴직 후에는 탄소시장 스타트업 윈클(Winkle)을 거쳐 지금은 국가녹색기술연구소를 이끌고 있습니다. 자리는 여러 번 바뀌었지만, 쭉 기후 관련 기술과 정책을 오가며 일해온 셈입니다. Q. 탄소시장 쪽에서 요즘 가장 주목하시는 변화는 무엇인가요? A. 지금은 지불 의사의 문제입니다. 탄소시장은 탄소를 사고파는 게 아니라, 배출량을 줄인 실적을 사고파는 겁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 돈을 왜 내야 하는지 가치를 잘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배출권 거래제처럼 어쩔 수 없이 사게 만들지 않으면 잘 안 삽니다. 결국 전 세계가 탄소 배출량에 가격을 매기는 방향으로 가고 있고, 머지않아 탄소가격 정책이 거의 모든 부문의 의사결정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Q. 윈클 재직 시절 한 게임회사와 함께 만든 탄소배출권 캠페인은 어떻게 나오게 된 아이디어였나요? A. 우리나라는 배출권 거래제 할당 대상이 아니면 잘 안 삽니다. 그런데 누군가는 감축 실적을 사줘야 감축하는 사람들이 계속 그 일을 할 수 있잖아요. 마침 그 게임회사 대표님이 ESG에 관심이 많으셔서,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산 배출권만큼 회사가 다시 사주는 프로그램을 먼저 만들었습니다. 그다음엔 대상을 직원에서 게임 유저로 넓혔습니다. 유저가 배출권을 사면 회사가 그보다 조금 더 쳐서 게임머니로 바꿔주는 방식이었는데, 준비한 물량이 금세 완판됐습니다. 소비자의 행동과 어떻게 연결할지 고민하면, 정부가 강요하지 않아도 스스로 돌아가는 시장을 만들 수 있다는 걸 확인한 셈이죠. Q. 오늘 하루 공전원 학생들과 함께하시는데, 이 자리를 빌려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A. 공전원에서 공부하는 것, 에너지기술을 공부하는 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면, 저는 그게 결국 의사결정을 할 때 어떤 이유로 그 결정을 내리게 되는가를 아는 일이라고 봅니다. 여기서 배우는 내용을 그 자체로만 받아들이지 말고, 그게 나중에 어떤 의사결정으로 이어질지 한 번씩 생각해보면서 과정을 따라가시면 좋겠습니다.
Part 3. 공학 관점에서 경영전략세미나를 기획하다 — 허은녕 교수
▲2026년 2학기 공학전문대학원 경영전략세미나 포스터
Q. 공학전문대학원에서 경영전략세미나를 여는 취지는 무엇이고, 첫 주제로 에너지기술을 택하신 배경이 궁금합니다. A. 공학전문대학원에서 왜 경영전략 세미나를 여는지를 두고 교수님들 사이에 많은 토론이 있었습니다. 결론은 공학 기술의 리더에 머물지 말고 기업의 리더가 되라는 것이었고, 그러려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부터 알아야 하기에 이 세미나는 이번 학기로 끝나지 않고 내년에도 이어질 예정입니다. 첫 주제로 에너지기술을 잡은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변압기를 만드는 기업, 저탄소 전환에 나선 철강, 전기 추진으로 바뀌는 선박까지 오늘날 산업의 변화는 결국 어떤 에너지를 어떻게 쓸 것인가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다음 학기에는 AI와 빅데이터를 주제로 다룹니다. 서울대 안에서도 공학전문대학원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 세미나가 공전원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공전원 학생들만 듣는 게 아니라 타과 학생들도 들을 수 있게 공개했고, 이미 졸업한 동문들에게도 홍보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취재 및 정리: 김종은 학생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