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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에서 탄생한 사람을 닮은 휴머노이드, 공존을 꿈꾸다
이름
서울대학교 공학전문대학원
날짜
2026.10.08 01:10
조회수
24

 

서울대학교 재학생들로 구성된 휴머노이드 연구팀 ‘Human Pygmalion’이 사람의 체형과 관절 구조를 반영한 휴머노이드 ‘Huphy’를 선보였다. 서울대에서 인간과 같은 움직임을 구현한 휴머노이드를 설계부터 제작까지 직접 해낸 첫 사례다. 프로젝트를 이끈 신동엽, 김진희, 황찬희 연구원을 만났다.

 

“우리 손으로”

시작은 하나의 아쉬움이었다. 다른 나라의  휴머노이드가 세계의 주목을 받는 동안, 한국의 휴머노이드는 여전히 ‘휴보 세대’의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선두 주자’의 뒷모습만 바라보지 말고 차세대 휴머노이드를 우리 손으로 만들어 보자는 강한 의지가 팀을 움직였다.

그 의지를 현실로 옮길 수 있었던 데에는 오랜 시간의 축적이 있었다. 팀원들은 2023년과 2025년 두 차례 태양광 자동차를 만들며 다양한 학생들과 만났고, 그 과정에서 여러 분야를 접목해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가는 경험을 쌓았다. 전기차인 태양광 자동차에서 바퀴 대신 팔과 다리를 붙이고, 운전자 대신 센서와 AI를 얹으면 휴머노이드가 된다. 이 자연스러운 상상이 ‘Huphy’의 출발점이었다.

설계도 위에 모인 수많은 손길

‘Huphy’는 175cm의 신장에 18 자유도를 갖춘 로봇으로, 사람의 관절 회전축 위치와 각 연결 부위의 무게를 최대한 보존해 설계했다. 신동엽 연구원은 “사람과 똑같이 만드는 건 구조적으로 불리하다”고 말했다. 사람의 관절은 뼈와 근육, 힘줄이 유기적으로 움직이지만, 로봇은 모터와 액추에이터로 이를 흉내 내야 하기 때문이다. 모터를 넣을수록 외형이 사람에서 멀어지는 딜레마도 있었다. 고관절에 모터를 많이 배치하다 보니 엉덩이가 지나치게 커지기도 했다. 팀은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며 그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갔다.

이 과정은 다양한 전공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건설환경공학부에서 스마트도시공학을 전공하는 신동엽 연구원은 로봇 설계와 보행 AI, 프로젝트 총괄을 맡았다. 같은 대학원에서 수학 중인 김진희 연구원은 전기 회로를, 컴퓨터공학 출신의 황찬희 연구원은 모터와 센서를 활용한 제어를 담당했다. 외형과 골격을 다듬는 과정에서는 조소과 황제연 연구원, 산업디자인학과 고주현 연구원이 힘을 보탰다. Sim2Real과 제어 구현을 위해서는 조선해양공학과 이지원 연구원과 휴머노이드를 연구해 온 노경록, 배주영 연구원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전공의 벽을 넘나드는 협업의 기회를 열어 주는 서울대의 융합교육 환경에 힘입은 시도였다. 회로와 설계의 실전 단계에서는 산업 현장에서 파견된 공학전문대학원 연구원들이 멘토로 함께했다.

“사람 같은 로봇”, 그리고 정답 없는 길 위에서

신동엽 연구원은 ‘Huphy’를 “사람 같은 로봇”이라고 소개하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표준이랄 것이 없는 분야에서 직접 부딪히며 자신들만의 기준을 만들었다는 점, 그리고 서울대에 없던 휴머노이드 연구의 한 갈래를 열었다는 점이 이번 프로젝트의 의의다.

‘Huphy’의 다음 목표는 관악산 등반이다. 사람 같은 로봇이 험준한 산길을 오르는 모습, 이들이 그리는 최종 목표다. 연구자로서의 꿈은 그보다 더 멀리 있다. 김진희 연구원은 “언젠가 ‘1인 1로봇’ 시대가 올 것”이라며, 그날을 위해 로봇이 사람처럼 생각할 수 있는 지능 연구에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황찬희 연구원은 “사람과 흡사한 로봇을 만들기 위한 수많은 연구들 가운데 서울대의 ‘Huphy’도 있었다고 기억되면 좋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휴머노이드 연구의 역사에 서울대의 이름을 올리겠다는 이들의 도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