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준 교수님
Q. 안녕하세요 교수님. 간단한 자기소개와 신임 교수님으로 임용되신 소감을 말씀해 주세요.
A. 안녕하세요, 2024년 3월 1일부로 서울대학교 공학전문대학원 객원교수로 뵙게 된 이정준입니다. 전기공학과에서 1988년과 1990년에 각각 학사, 석사 학위를 받은 후 금성산전(이후 LG산전, LS산전, LS일렉트릭으로 사명 변경)에서 32년을 근무했습니다만, 이렇게 모교에 와서 후배들과 다양한 생각을 나눌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Q. 교수님께서는 LS ELECTRIC에서 30년 이상 경력을 가지고 있으신데 재직할 당시에 교수님께서 어떤 분야를 연구하셨는지 설명해 주세요.
A. 회사 입사 후 8년이 지났을 때 기회가 생겨 미국 Purdue대학교로 박사 과정 유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회사에서 연구 개발하던 공장 자동화 분야에서는 당시 공장 내 모든 기기가 통신으로 묶여 데이터를 주고 받는 것을 보고 통신 네트워크를 전공으로 선택하게 되었고, 덕분에 회사로 돌아와서는 회사의 주력 사업인 전력 분야와 자동화 분야의 양쪽에서 데이터에 기반한 통신과 SW의 IT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와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와 관련한 제품과 기술 연구 개발을 해왔습니다.
최근에는 Digital Transformation 리더로서 제품의 디지털화, 회사 프로세스의 디지털화, 그리고 agile 개발 방법론 등 디지털 시대에 일하는 방식의 전환 등에 관해 실제로 실행해 보고 전파하는 등의 일을 했습니다.
Q. 2024년 4월 11일에 진행되었던 1학년 응용공학프로젝트 세미나에서 교수님께서 독일의 Industrie 4.0, 디지털 주권, EU Green Deal의 세 가지 주제로 강연을 하셨습니다. 세미나에 참석하지 못했던 학생들을 위해서 다시 한번 설명해 주세요.
A. 제조업이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던 독일이, 200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중국 등 후발 제조국에 따라 잡히면 안된다는 절박한 상황에서, 차원이 다른 한 단계의 점프업을 통해 제조업의 우위를 계속 가져가고자 했던 정부 주도의 움직임이 ‘Industrie 4.0’이었고, 독일 전문가 350여명이 모여 연구한 Industrie 4.0의 결론은 결국 각 회사 또는 공장 내부의 데이터뿐만 아니라 밸류체인(value chain)상에 있는 모든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어야 스마트 공장을 실현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데이터 모델의 표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교훈삼아 경제에서 제조업의 비중이 20%를 넘어가는 우리나라도 데이터에 기반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공장과 기업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스마트 제조(Smart Manufacturing)는 어떻게 구현해야 하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첫 번째 주제로 다루었습니다.
두 번째는 Amazon AWS, Microsoft Azure, Google Cloud등 이른바 메이저 클라우드 사업자에게 EU의 데이터들이 모두 모여있는데, 이렇게 디지털 주권(Sovereignty)을 잃게 되면 결국 경제 주권이나 정치 주권도 잃게 될 것이라는 큰 우려와 고민 끝에 EU는 데이터의 신뢰성(Trust)을 보장하면서도 주권은 각 소유자에게 있도록 하는 이른바 Data Space의 개념을 이야기하면서 GAIA-X라는 이름 하에 제조, 농업, 교통, 에너지 등 각 분야별로 등대 프로젝트(Lighthouse Project)들을 실행하고 있는 사례를 설명하였습니다.
세 번째 주제는 2019년 12월에 들어선 EU의 신정부가 ‘EU Green Deal’이라는 이름 하에 2050년까지 탄소배출을 zero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놓으면서 관련된 법안을 50여개나 발표하고 추진하고 있는데, 이 중 특히 ESPR (Ecodesign for Sustainable Product Regulation)법안에 기반한 DPP (Digital Product Passport)에 대한 대비를 시급히 해야만 하고, 이 내용이 앞에서 설명한 Industrie 4.0의 데이터 모델의 표준화와 디지털 주권을 위한 data space의 개념과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Q. 교수님께서는 국제표준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으십니다. 교수님께서는 ‘국제표준의 장’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여 기여한 공로로 2019년에 동탑산업훈장을 받으셨고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위원으로 활동하신다고 알고 있습니다. 국제표준의 중요성과 교수님께서 국제전기기술위원회에서 맡으신 일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A. 국제표준은 기술선점의 경쟁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국 또는 자사의 기술을 표준으로 만들면 시장의 리더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국제표준이 중요합니다.
저는 기술 전문성, 표준화 지식, 협상 스킬,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 등의 역량을 필요로 하는 국제표준 전문가로, 국제전기통신연합(ITU), 국제표준화기구(ISO)와 함께 세계 3대 국제표준 제정기구로서 전기전자 분야의 국제표준을 다루는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에서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SMB (Standardization Management Board) 이사회의 이사로 선출되어 활동하였고, 작년엔 IEC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IEC Board (IB)에 입후보를 하였고 당선되어 금년부터 보드멤버로도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우리나라의 기술을 국제표준으로 주도적으로 제안하고 개발에 참여하며, 다른 나라의 동향을 파악해 국내 기업에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Q. 교수님께서는 대통령 디지털 플랫폼정부위원회 전문위원직을 겸하고 계신데 디지털
플랫폼 정부위원회는 어떤 기관인지 궁금합니다. 디지털 플랫폼정부위원회의 자료를 보면 앞으로 위원회에서 준비하는 업무들에는 구비서류 제로화, 간편 인허가 서비스, 공공분야 혁신을 위한 초거대 AI 도입 및 활용 방안, 디지털플랫폼정부 구현을 위한 법과 제도 개혁, 산업을 키우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공공데이터, ‘마이데이터’ 서비스 등이 있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전문위원으로서 어떤 분야에 기여하고 있으신지 알려 주세요.
A.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는 디지털플랫폼정부 실현을 위한 주요 정책 등에 관한 사항을 심의·조정하기 위하여 설치한 대통령 소속 위원회입니다만, 말씀해 주신 다양한 일들을 하기 위하여 특정 분야에 있어서는 TF(태스크 포스)를 운영하면서 민간 전문 위원들과 함께 구체적인 일을 실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저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TF의 민간 전문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디지털 트윈 코리아 전략’을 수립하고 있으며,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가 일반 국민을 위한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더하여, 특히 저는 기업을 위해서도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특히 수출에 기반한 경제를 운용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수출 제조 기업들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EU의 DPP (Digital Product Passport)와 같은 regulation에 대비하여 우리나라 data space의 구축 등의 일들을 정부에서 마중물을 만들어 추진하도록 위원회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Q. 인터뷰 감사합니다. 끝으로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알려 주세요.
A. 공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하신 학생들은 회사에서 일하고 있었던 분야의 전문성을 이미 보유하고 있을 것이고 여기에 서울대와 우리 대학원에서 제공하는 풍부한 학문적 지식의 깊이를 겸비하게 되어, 회사로 돌아가서는 훌륭한 리더로 성장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모쪼록 회사에서의 경력과 경험을 academia의 전문 지식과 조화롭게 결합하여 커리어에 있어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발판으로 잘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이정준 교수님
학생기자 홍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