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교수님을 간단하게 소개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연구 분야, 경력 등)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서울대학교 공학전문대학원 & 공과대학 기술경영경제정책 협동과정 교수로 부임한 이정혜입니다.
포스텍에서 학사, 박사 학위를 받고, UC San Diego에서 1년 반 동안 헬스케어 분야에서 AI 알고리즘 개발을 연구했습니다. 이후 UNIST에서 5년 동안 조교수, 부교수를 역임하고 이번에 서울대학교에 오게 되었습니다.
제 연구 분야는 머신러닝, 딥러닝 알고리즘 개발 및 산업에의 활용입니다. 이 틀에서 최대한 다양하고 많은 일들을 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실제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의 재미있는 문제를 많이 다뤄보았는데요. 분야를 나눠보면 보건의료·헬스케어, 제조, 항만물류, 환경, 금융 등이 있네요.
어플리케이션 분야에서는 헬스케어, 제조, 항만 물류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습니다.서울대학교에서는 그 분야를 기술경영, 경제, 정책 등으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Q2. 교수님께서는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 데이터 관련 연구를 진행하셨는데, 기술경영경제정책 쪽 협동과정에서 활동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제가 처음 연구를 시작할 때에는 알고리즘 자체를 개발하는 것에 큰 흥미를 느꼈습니다. 실제 문제와는 다소 거리가 있을지라도 알고리즘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것이 매력적으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교수로서의 경험을 쌓으면서 저의 역량을 산업 문제 해결과 사회에 기여하는 데 사용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가 생겼습니다.
지금은 AI를 특정 분야에 한정하는 대신 다양한 분야에서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것, 그리고 새로운 기술을 융합하고 이해하는 것에 관심이 큽니다. 기술경영과 기술경제 정책 분야에 집중하면서 이 분야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거시적인 차원에서 다루고 싶습니다.
Q3. 인공지능 분야에서의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AI 분야에 대해 학생들이 어떤 관점으로 접근하면 좋을지 조언해 주십시오.
AI 분야에 접근하는 방식은 대체로 두 가지입니다.
첫째, 인공지능, 컴퓨터공학, 데이터 사이언스 등을 깊이 있게 배우고, 기술 개발과 성능 향상에 집중하는 방향입니다. 하나의 문제에 대해 가장 효율적인 알고리즘을 만드는 것에 초점을 두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수학과 코딩 능력이 탄탄해야 가능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이 분야는 지속적으로 많은 연구인력들이 양성되고 있기에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부단히 노력해야 합니다.
둘째, AI 기술을 실제 문제 해결에 활용하는 분야에 관심을 가지는 것입니다. 이 경우에도 수학과 코딩 능력은 필수적입니다. AI 기술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이를 활용하여 실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처럼 AI, 머신러닝, 데이터마이닝 등 데이터를 활용하는 능력이 점점 중요해지는 시대이니 본인이 관심 있는 주제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도구로 한번쯤 공부해 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물론 공부를 한다고 하면 열심히 해야겠죠?
Q4.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ChatGPT에 대한 교수님의 견해가 궁금합니다.
ChatGPT는 매우 효율적인 도구라 생각합니다. 아직 모든 것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는 없지만, AI를 적용하려는 사용자나 AI를 개발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유용한 도구입니다. 그러나 사용자는 ChatGPT의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항상 마지막으로 확인하고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ChatGPT의 신뢰성은 작업(Task)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번역이나 수학 문제 해결 등에 있어서는 이미 많은 사용자가 훌륭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업데이트가 이루어지면서 기존의 문제점들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신뢰성이 더욱 향상될 것이라 예상합니다. 하지만 신뢰성을 정량적으로 나타내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사용자의 최종적인 검증 과정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Q5. 공학전문대학원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특별히 해주고 싶으신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아직 공학전문대학원 학생들과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회사를 다니면서 학업을 병행하는 것은 그 자체로 매우 가치 있는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공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은 보다 더 적극적인 태도를 갖추고 있을 것 같습니다.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였으므로 그만큼 더 가치 있고 적극적인 자세로 접근하는 것이 대학원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성공적인 대학원 생활은 단순히 학문적 지식을 쌓는 것 뿐만 아니라, 이러한 태도를 함양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Q6. 다양한 경력을 가지고 계신 교수님께서는 지금까지 연구한 분야 외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 연구 주제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연구는 정책을 수립할 때 참고할 수 있는 데이터 분석을 하고 싶어요. 나아가 정책을 정략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해보고도 싶고요. 코로나19를 통해 우리의 삶이 많이 변했잖아요. 어떤 가계는 코로나19에 많은 영향을 받았지만, 어떤 가계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을 수 있어요. 코로나19를 기준으로 전후 가계 금융에 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어떤 가계가 취약한지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면 향후 비슷한 일이 발생했을 때 (그러지 않아야겠지만) 합리적인 복지 정책을 수립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Q7. 마지막으로,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른 만큼 5~10년 후의 인공지능에 대한 교수님의 생각이나 전망이 궁금합니다.
현재 우리 주변에 보는 많은 인공지능은 특정 문제 해결에 특화되어 있는 ‘약한 인공지능’입니다. 미래학자들은 인공지능의 발전 방향으로 '범용 인공지능'인 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를 제시했습니다. 범용 인공지능인 AGI를 활용하면 다양한 문제에 접근할 수 있다고 보았는데요. ChatGPT 같은 서비스들이 이런 범용 인공지능의 초석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ChatGPT와 같은 언어 기반의 범용 인공지능은 불과 몇 년 전까지 만해도 개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이제는 실제로 구현되어 일반인들도 널리 활용하고 있죠.
근 미래에는 인간의 예상을 뛰어넘는 다양한 범용 인공지능과 그에 맞는 서비스들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미래학자들은 범용 인공지능이 더 고도화 되어 계속 발전한다면 인간을 뛰어넘는 '초지능'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관점도 있습니다. 이러한 지능의 출현은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지만, 동시에 논의되지 않은 위험사항들 때문에 걱정도 많습니다. 기술은 항상 앞서 나가고, 그에 따른 제도적인 논의나 위험사항에 대한 논의는 한 발 늦게 뒤따르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