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첫 공학전문석사를 산업 현장으로 보내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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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규환 <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객원교수 >
오는 2월이면 국내 처음으로 ‘공학전문석사’ 학위를 받는 40여 명의 엔지니어들이 소속 기업으로 복귀한다. 이들은 대학 졸업 후 산업 현장에서 중견엔지니어로 10여 년씩 근무하다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해 지난 2년간 학습해왔다. 수학 물리 화학 등 프로젝트 해결에 필요한 전공과목을 이수하고 프로젝트 보고서를 제출해 이번에 학위를 받는다.
지난달 말 경북 문경 서울대병원 인재원에서 1학년생을 대상으로 열린 1주일간의 동계 부트캠프에서 공학전문대학원의 프로젝트 보고서와 일반대학원 공학석사 논문과의 차이점에 대한 토론이 있었다. 적지 않은 학생이 논문은 이론적이고 학술적인 체계를 갖춰야 하고 프로젝트 보고서는 단지 현장 문제의 기술검토 보고서 정도로 이해하고 있었다. 물론 프로젝트 보고서와 논문은 작성 목적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주어진 문제를 풀어 답을 구하고자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지도교수나 연구실에서 필요한 과제를 대상으로 하는 논문과 달리 프로젝트 보고서는 학생이 기업으로부터 부여받거나 업무를 수행하는 데 요구되는 문제를 스스로 선택해 공학적으로 해결책을 찾는 것이다. 어느 경우든 답을 찾기 위해서는 문제의 정의가 명확해야 하고 공학적으로 해결책을 구할 수 있어야 한다.
산업 현장의 문제를 공학적으로 풀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해 현장 공학 리더로 육성하고자 하는 것이 공학전문대학원의 설립 목적이다. ‘공학적’이라 함은 상충될 수도 있는 다양한 기술적·경제적 요건 등을 고려해 주어진 문제를 수학적이나 실험적으로 정의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산업계 표준, 규정, 제도 및 기술 규제 등과의 연관성이나 지식재산권 침해 여부 등도 검토해 최적의 모델링을 수립해야 한다.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통계적인 모델링도 주요한 해결책의 하나다. 이렇게 수학적·실험적·통계적인 모델링이 이뤄지면 주어진 문제에 대한 정의가 명확해지고 해결책도 얻을 수 있다.
이번에 학위를 받는 학생들은 소속된 산업 현장으로 복귀해 현장 공학 리더로서 국가 산업발전에 이바지할 것으로 확신한다. 기술교류를 통해 연관 산업에서 상호 발전할 수 있는 협력적 네트워크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공학전문대학원의 새로운 시도가 진정한 산학협력모델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한규환 <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객원교수 >
한국경제 2018년 1월 29일 보도 http://news.hankyung.com/article/201801286724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