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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안종보 PD님 (공전원 전 객원교수님)
이름
서울대학교 공학전문대학원
날짜
2022.03.10 03:03
조회수
1104

저녁 7시보다 조금 이른 시간. 안종보 PD(Program Director)님께서 삼성동 사무실에서 줌(Zoom) 미팅룸에 먼저 들어와 계셨다.

우리 공전원의 객원교수님으로 계시다가, 올해 초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ESS (Energy Storage System) 분야의 PD로 선임되셨고, 학창시절 공대신문(당시 공대학보사) 기자이셨다며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공급 분야의 산 증인이신 안 교수님께서 걸어오신 길을 통하여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과거, 현재, 미래를 살펴보자.

 

 

교수님께서 에너지 분야에서 걸어오신 길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중견 기업에서 연구원 경력을 시작하였고, 1996년에서 2016년까지 한국전기연구원에서 전력 변환 및 제어, 신재생 에너지, 그리고 스마트 그리드, 마이크로 그리드 등 각 시기별로 요구되는 선행 연구들을 수행하였습니다. 이후, 두산중공업 기술연구원과 서울대 공전원 객원교수를 거쳐 지금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하 KETEP)의 ESS 분야의 PD를 맡고 있습니다.

 

한국전기연구원에 계신 동안 수행하신 에너지 분야의 연구는 어떠한 것이었는지요?

초기에는 화력발전에 쓰이는 발전 설비용 제어 장치를 국산화 개발하는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2000대 초반 즈음 태양광이나 풍력, 연료전지 등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연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연구원의 지원 하에 신재생 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하고 운용하는 전력전자 및 제어 분야 연구를 시작하였습니다. 이후 점차 이러한 에너지원의 보급이 확산되었고, 차세대 지능형 전력공급시스템인 스마트 그리드나 소규모 분산전원과 부하가 결합된 지역형 에너지 공급체계인 마이크로 그리드 시스템에 대한 연구에 이르렀고, 그러는 동안 2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렀습니다. 국책연구기관이므로 주로 중장기 관점의 연구 테마를 수행하였고, 크게 두 분야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첫째는 신재생 에너지용의 전력 변환장치 개발과 이들 장치의 성능평가 분야입니다.

태양광이나 연료전지는 가변 전압 직류, 풍력은 가변 전압, 주파수의 교류와 같이 신재생 에너지원마다 각기 다른 형태의 전기가 발전되므로, 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상용의 60Hz 교류로 변환하는 장치가 필요합니다.

이들 전력변환장치는 에너지원의 가변 전원을 상용의 전원으로 변환하여 전력계통에 연계하는 계통연계 기능과 태양광, 풍력의 예와 같이 일사량, 풍속 조건에 따라 최대의 전력을 얻을 수 있도록 제어하는 기능이 포함됩니다. 개발된 전력변환장치에 대한 성능평가와 인증을 위한 시험설비 구축, 시험 표준을 개발하는 일을 하였습니다.

 

둘째는 마이크로 그리드 (Micro Grid) 분야입니다. 현재의 전기 공급 시스템은 화력, 원자력 같은 중앙집중식 발전소에서 대량으로 생산되어 송전/배전 설비를 통하여 수용가에 전기를 공급하는, 전기의 생산과 소비가 지역적으로 분리된 마크로그리드 (Macro Grid) 입니다. 마크로그리드는 규모의 경제성에도 불구하고 발전단계에서 발생하는 열을 이용할 수 없으며, 송배전에 따른 경유지 문제 및 손실 발생 등 단점이 있습니다. 이에 반해, 마이크로 그리드는 전기가 필요한 지역 내 또는 인근에서 태양광, 풍력이나 연료전지와 같은 분산 에너지원을 설치하여, 전기 수요와 공급을 맞춰 나가는 지역적 전기공급 방식을 말합니다. 미래의 전력 체제는, 신재생 에너지원과 마이크로 그리드를 통한 지역적인 에너지 자급자족 시스템으로 갈 것이라는 비전과 함께 관련 연구들을 하였습니다.

 

신재생 에너지와 ESS 분야는 어떻게 연계되는 것인지요?

태양광이나 풍력발전의 출력은 자연조건에 따라 일사량이나 풍속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동하게 되고 원하는 시점에서 원하는 양이 발전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간헐적 특성을 가진 신재생전원과 ESS를 결합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의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낮에 발전한 태양광 전력을 ESS에 저장하였다가 야간에 이용하는 것처럼 사용 시점을 이동하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신재생 전원은 출력의 변동성이 크고 이는 기존 전력공급시스템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ESS를 이용하여 평활화 하는 것입니다. 신재생 전원은 ESS와의 결합을 통해서 보다 효과적으로 그리고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럼,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하 KETEP) ESS 분야의 맡고 계신 역할과 기술적 과제는 무엇인지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의 국가 에너지 R&D전담기관으로서 에너지의 생산, 저장, 이용에 이르는 전 과정에 대한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분야에 따라 여러 명의 PD가 선임되어 있으며 ESS PD는 에너지저장기술에 대한 R&D를 기획하여 공고하고, 진행하고 있는 과제의 수행을 지원하는 일이 주업무입니다. 관련 분야 정부 정책 수립이나 실행에 있어 기술적인 부분들을 검토하거나 지원하는 일도 합니다.

 

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시대에 있어 신재생에너지의 보급 확대는 세계적인 흐름이 되고 있고 우리나라도 “재생에너지 3020 정책”과 “2050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재생에너지의 발전량 목표를 설정하고 있습니다. 전술한 것처럼 재생에너지전원은 간헐성과 수급 불안정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한 수단으로서 ESS가 필요합니다.

 

현재의 기술적 과제는 재생 전원의 보급 확대에 따라 10MW이상의 대용량, 정격 출력을 4시간 이상 방전할 수 있는 장주기 ESS 기술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리튬 전지의 화재 원인 분석과 기술적인 대책 마련, 비리튬계 전지나 차세대 전지의 개발과 상용화가 필요합니다. 또한 대용량, 장주기 ESS로서 압축공기/액화 공기 에너지저장장치, 잉여전력을 수소로 저장하는 P2G (Power to Gas), 열로 저장하는 P2H (Power to Heat)를 포함하는 섹터 커플링(Sector Coupling) 기술의 개발과 실증이 중요합니다.

 

RE 100 은 어떠한 것인지요?

Renewable Energy 100%는 기업이 생산과 서비스 활동에 사용하는 에너지의 전부를 탄소배출이 없는 신재생 에너지로 사용하겠다는 자발적인 ESG 캠페인의 하나입니다. 애플, 구글 등 글로벌 기업뿐만 아니라 SK 등 국내기업들도 이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으며, 사업 파트너에게도 RE 100 동참을 요구하기 때문에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무역장벽이 될 수 있습니다.

 

기업은 RE 100을 달성하기 위해서 재생에너지로부터 생산된 전력을 구매하기 위해 더 높은 요금을 지불하는 녹색프리미엄요금, 직접 재생에너지를 설치하는 자가발전,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newable Energy Certificate) 구매, 제3자 PPA (Power Purchase Agreement, 전력구매계약) 등의 방법을 선택할 수 있으며 이는 에너지 비용의 증가로 나타나므로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공전원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이나 격려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먼저 공전원에서 공부를 시작한 것 그 자체가 이미 변화와 성장을 향한 실천이라는 점에서 박수를 보냅니다. 지속적으로 공부하는 하는 것은 자신의 기술적인 역량을 업그레이드하거나 혹은 전문 분야를 확장하기 위해서 일겁니다. 자신의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기술 융합의 시대를 살고 있고, 틈틈이 전문 분야가 아닌 타 분야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관련된 기술, 비즈니스, 정책 등의 트렌드를 공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쌓여서 인사이트가 되고 여기에 전략적인 사고가 더해지면, 언젠가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해야할 때, 그리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때 여러분을 성공의 길로 이끌어 주리라 확신합니다. 학생 여러분들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합니다.

 

안종보 PD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