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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안성훈] 한국형 ODA를 기대한다

2017-09-26l 조회수 416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에 가보면 오지마을에서도 공적개발원조(ODA) 역사가 긴 선진국에서 건설한 학교 건물, 태양광 발전기 등을 볼 수 있다. 최근 개발도상국인 중국조차도 주변국뿐 아니라 아프리카에 인력과 인프라를 제공하며 국가 인지도와 선린관계를 전략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DAC(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 회원국이 되면서 ODA를 받던 나라에서 반대로 연간 2조4000억원의 원조를 제공하는 나라로 탈바꿈했다. 국제원조 역사에서 우리나라의 반전은 유례가 없는 최초의 일이다. 선진국이 지난 50년간 약 1100조원을 원조한 아프리카의 생활수준이 아직도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고 평가받는 것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사례는 기적에 가까운 사건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큰 비용을 들인 원조가 눈에 보이는 결실로 나타나지 않는 것일까.

상당수 원조 프로젝트는 수원국 정부·관리의 부정부패와 비효율성으로 가성비가 좋지 않다. 또한 공여국이 일방적인 지원으로 생색만 낼 뿐 현지인 자체적으로 유지·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하우를 전수하지 않는 ‘물고기만 주는’ 원조 방법도 문제다. 이는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나라 ODA 예산은 절대금액과 국민총소득 대비 모두 ODA 선진국들에 비해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제한된 예산으로 효과를 보려면 우리가 잘하는 분야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소득수준이 선진국까지 상승한 것에 견인차 역할을 한 과학기술은 여러 ODA 수원국이 가장 배우고 싶어하는 영역 중 하나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바로 적정기술이다. 취약지역이나 개도국의 현지 인력이 현지 재료로 친환경적인 경제발전과 생활을 개선하도록 돕는 기술이다. 우리가 수천년 전에 발명한 온돌은 밥을 짓기 위해 불을 지피며 발생하는 열을 구들에 저장해 난방을 하고, 해로운 연기는 굴뚝을 통해 밖으로 배출한다. 온돌은 현재도 개발도상국에서 활용되는 한류 적정기술이 될 수 있다. 비단 낮은 수준의 기술만이 아니라 첨단 정보통신기술(ICT)과 생산기술도 현지 삶을 개선하도록 가성비 높게 적용한다면 또 다른 의미의 적정기술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2013년부터 ODA 일환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에서 개도국과학기술지원-적정과학기술거점센터사업을 펼쳐왔다. 최근에는 아프리카 지역 최초로 탄자니아에 ‘적정과학기술거점센터’를 열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넬슨 만델라 아프리카 과학기술원’과 협력해 신재생 에너지와 ICT를 활용한 아프리카 농촌의 전력화, 농업·보건·교육 분야에 필요한 혁신적인 적정기술 제품을 개발하고, 기술 이전과 사업화를 추진해 한국형 적정기술 및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있다.

앞으로 세계는 개도국 시대다. 75억명 세계인구 중 개도국 인구가 60억명이며 향후 비중이 더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제조업과 무역이 주 생업인 우리에게 개도국은 미래의 잠재 고객이자 파트너다. ‘물고기를 단순히 나눠주는 ODA’가 아닌 ‘물고기를 현지인과 같이 잡고, 이를 가공하는 기술과 판매하는 경영지식까지 열정으로 전수’하는 한국형 ODA 적정정책(Appropriate Policy)의 비전을 세우고 성공한 사례를 발굴해야 한다.

성경에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은 남을 도울 때는 은밀하게 하라는 뜻이다. 그런데 오른손이 늘 남을 돕는 선행을 베푼다면, 그 모습을 자주 봐온 왼손도 모른 척하지 않고 자신이 가진 것으로 남을 도울 것이다. 우리 오른손이 개도국을 적정기술과 적정정책으로 도와 우리 같이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발전하는 기적의 나라들을 재생산한다면 ODA 역사의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다.

안성훈 서울대 기계공학과 교수,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부원장 겸 학과장

국민일고 기고 2017년 9월 26일 26면 1단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822884&code=11171314&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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